나는 전통주 시장의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마다 한국의 환경적 장점을 떠올린다. 한국은 대만처럼 고온 다습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 숙성 효율이 높다. 이와 같은 기후적 특성은 술의 숙성 속도를 빠르게 하고 짧은 시간 안에 깊고 풍부한 풍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대만의 카발란(Kavalan) 위스키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것도 이러한 기후적 조건을 극대화한 사례다. 마찬가지로, 한국도 이러한 자연적 이점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전통주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한국의 증류주는 여전히 종가세라는 후진적 주세 체계에 묶여 있다. 맥주와 탁주에 종량세가 도입된 이후로 시장은 소규모 브루어리와 프리미엄 막걸리 같은 신제품들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증류주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