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

영국의 2009년생 금연법, 미끄러운 경사길

hyunmook 2026. 4. 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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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영국에서 2009년생부터 담배를 평생 못 피게 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이걸 과연 자유민주주의라고 볼 수 있을까?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설계한다는 명목하에 개인의 가장 기본적인 선택권을 박탈하는 행위가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벌어지고 있다.
 

1. 논리의 비약: ‘중독되지 않을 자유’라는 기만과 박탈당한 ‘중독될 권리’

국가는 청소년기에 시작된 중독이 의지를 박탈한다며 ‘중독되지 않을 자유’를 강변한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언어유희이자 기만이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는 위험을 인지하고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중독될 권리’와 ‘흡연할 자유’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뇌의 보상 회로를 운운하며 중독을 의지 박탈로 규정하는 것은, 국민을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무능한 존재로 격하시키는 후견주의적 발상에 불과하다. 
 
특히 규제의 명분으로 동원된 ‘3차 간접흡연’은 실질적인 위해성이 입증되지 않은 미미한 수준이다. 국가가 이런 빈약한 근거로 ‘흡연의 자유’ 자체를 범죄화하는 것은, 개인의 신체를 국가 자산 관리하듯 통제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중독의 위험은 교육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개인이 감당할 영역이지, 국가가 진입로 자체를 폐쇄해 성인의 선택권을 원천 봉쇄할 대상이 아니다. 이런 논리가 허용된다면, 향후 알코올 더 나아가서 설탕, 가공육, 버터 등 모든 기호품에 대한 ‘선택의 자유’ 역시 조만간 국가의 통제 아래 사라지게 될 것이다.
 

2. 역사적 퇴보: 영국판 ‘금주법 시대’의 예고

인간의 본능과 수요를 법으로 지울 수 있다는 오만은 이미 100년 전 미국의 금주법(Prohibition) 시대에 처참한 실패로 증명되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도덕적 우월감을 앞세워 알코올을 금지했으나, 결과는 보건 증진이 아닌 거대 범죄 조직의 성장이었다. 법이 금지한 수요를 메우기 위해 알 카포네 같은 갱단이 활개 치며 암시장을 장악했고, 공권력은 부패했으며, 규제 밖에서 제조된 저질 밀주로 인해 오히려 수많은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영국의 이번 조치 역시 ‘담배 없는 세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2009년생을 타겟으로 한 거대한 암시장과 대리 구매 시스템을 양성하는 ‘영국판 밀주 시대’의 서막이 될 뿐이다. 한 살 차이로 구매 가능 여부가 갈리는 구조는 담배를 지하 경제의 핵심 화폐로 만들 것이며, 이는 국가의 법 집행력을 무력화하고 사회 전체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것이다. 수요가 존재하는 한 금지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역사의 교훈을 영국은 완전히 망각했다.
 

3. 설계의 모순: 자국민 규제와 이민자 복지

현재 영국 사회가 직면한 거대 비용의 실체는 사실 흡연이 아니다. 넘쳐나는 이슬람권 이민자들에게 제공되는 과도한 복지 서비스와 그를 지탱하기 위해 투입되는 막대한 행정 인력의 인건비가 국가 재정의 혈맥을 누르고 있다. 진정으로 국가 재정과 NHS(국가보건서비스)의 안정을 위한다면, 이민자 관련 예산의 효율성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순서다. 그 예산의 일부만 보건 시스템에 투자했어도, 흡연구역의 엄격한 지정과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판매하는 업주 및 흡연하는 미성년 당사자에게 강력한 벌금을 물리거나 징벌하는 방식의 ‘현실적 대안’으로 충분히 질서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국가는 본질적인 비용 구조의 실패는 건드리지 못한 채, 만만한 자국민의 기호권을 빼앗아 생색을 내는 가장 게으른 길을 택했다. 이민자 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재정 파탄은 외면하면서, 정작 자국민의 담배 한 개비는 공중보건이라는 대의를 내세워 철저히 통제하겠다는 행정 편의주의적 설계다. 이는 국가가 해야 할 일(치안과 경계 확립)은 방치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개인의 사생활 개입)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4. 좌편향된 보수와 예견된 우경화

보수당의 리시 수낵이 설계하고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가 완성한 이 법안은 영국 정치권의 지독한 좌편향을 상징한다. 보수라고 자처하는 정당마저 개인의 자유라는 핵심 가치를 내던지고 국가 만능주의에 투항했다. 양당 모두가 국민을 통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더 이상 기존 정당에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의 국민연합(RN)이나 독일의 AfD가 득세하는 흐름과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영국에서도 “내 삶에 사사건건 간섭하지 말고 국경이나 제대로 지키라”는 분노가 결집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나이절 파라지가 이끄는 reformUK 같은 강경 우파 세력의 급부상은 국가의 과도한 선 넘기에 대한 대중의 정당한 방어 기제다. 결국 이 법안은 영국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불신과 사회적 분열만을 가속화할 것이다. 자유를 희생시켜 얻은 보건적 이득이 과연 그 가치가 있는지, 영국은 미끄러운 경사길을 타고 내려가 민주주의의 퇴보라는 엉덩방아를 찧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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