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다가오면 대중은 양당이 승리를 위해 모든 국력을 쥐어짤 것이라 착각한다. 하지만 2026년 봄, 대한민국 정치판의 플레이어들은 전혀 다른 게임을 차리고 있다. 이들에게 ‘압승’은 영광이 아니라 통제 불가능한 리스크일 뿐이다.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 ‘금요비대위’에서 터져 나온 야당의 사상적 자해와 어제 속보로 타진된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폭주. 이 두 사건의 이면에는 각자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철저히 분리되어 작동하는 두 개의 ‘태업 방정식’이 존재한다.
1. 야당(국민의힘)의 셈법: 한국판 ‘엔츄파도스’의 안락한 기생
베네수엘라가 무너질 때, 정권의 줄을 잡아 나라야 망하든 말든 자신들의 부와 기득권만 보존하던 특권 기생층을 ‘엔츄파도스(Enchufados,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은 자들)’라 불렀다. 지금의 국민의힘이 정확히 이 유한한 기생 집단의 길을 걷고 있다.
그들에게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는 우선순위가 아니다. 선거를 크게 이기려면 외연을 확장해야 하고, 신기술 혁신과 시장주의라는 확실한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기존의 낡은 보수 기득권이 쥐고 있는 내부 지분을 나눠야 하는 피곤한 리스크다.
2026년 4월 5일, 야당의 핵심 지도부인 장동혁이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 ‘금요비대위’에 출연해 던진 발언들이 이를 정확히 증명한다. 그는 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둔 시점에 "보수당은 규제철폐에 나서야 한다는 말에 반대한다", "마트 규제가 필요하다", "시장에 맡기면 시장실패가 있다"며 좌파적 규제주의를 자진 수입했다. 이들은 파이의 크기를 키우는 ‘무한한 성장’의 엔진이 되기를 포기했다. 그저 대구·경북과 강남이라는 콘크리트 텃밭에 플러그를 꽂은 채, 자신들의 공천권 과 ‘안락한 2등 밥그릇’만 보전받을 수 있다면 국가 시스템이 고사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냉소적 계산이다.
2. 이재명의 셈법: ‘지분 청구서’를 차단하기 위한 의도적 체중 감량
반면, 여권의 핵심인 이재명 대통령의 대권 타임라인은 철저히 ‘순도 100%의 패권 최적화’에 맞춰져 있다. 결론부터 말해, 그는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대승을 거두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현재 민주당의 간판을 들고 당을 이끄는 것은 현직 당 대표인 정청래다. 만약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전례 없는 압승을 거둔다면, 그 승리의 전리품과 정치적 지분은 고스란히 정청래 체제와 독자적 세력을 구축한 지자체장들에게 돌아간다. 대권 가도에서 자신에게 지분과 대가를 요구할 거대한 세력들, 즉 ‘청구서’를 들이밀 잠룡과 군벌들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의도적인 '표 깎아먹기' 전략을 양면으로 구사하고 있다.
첫째는 사상적 통제관의 노출이다. 5월 18일 어제, 선거를 고작 한 달 앞두고 "국민의 기본권은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는 국가주의적 속보를 띄운 것이 그 시작이다. 전통적 진보·리베랄 지지층을 경악하게 만들 사상적 폭거지만, 이를 통해 당내의 이견을 공포로 누르고 오직 권력에 맹종하는 친위대만 남기겠다는 계산이다.
둘째는 핵심 지지 기반인 노동계와의 의도적 거리두기다. 현 정권과 여당이 그토록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통과시킨 ‘노란봉투법’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법원과 정권은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에서 철저히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경영진)의 손을 들어주었다. 자신들이 만든 입법 기조마저 배신하며 노조 표를 가차 없이 깎아내는 이 행태는, 선거 승리 이후 노동계가 들고 올 '지분 청구서'의 크기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지독하게 공학적인 리스크 헤징이다.
결론: 제대로 된 대안 없이, 표 인질극을 당하는 국민들의 비극
결국 대한민국 정치판은 국가 발전이라는 무한한 목표를 상실한 채 기괴한 내쉬 균형에 도달했다.
야당은 '금요비대위'에서 고백했듯 안락한 기생을 위해 무기를 버렸고, 여당 수장은 독점을 위해 기본권 제한 발언과 삼성 노조 외면이라는 방식으로 아군의 체중을 스스로 줄이고 있다. 이 추악한 연극의 유일한 피해자는 제대로 된 대안조차 갖지 못한 채 표 인질극을 당하고 있는 국민들이다.
시장의 논리라면 진작에 파산했어야 할 독과점 불량품 두 개가 매대를 장악한 채, 소비자들에게 "우리가 싫어도 저놈들이 잡으면 나라가 망하니 우리를 찍으라"며 공포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상대를 향한 증오에 눈이 멀어, 정작 플레이어들이 설계한 패배와 통제의 시나리오 속에서 소모품으로 전락해 버린 국민들의 처지가 참으로 불쌍하고 비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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