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가 주류 용기 앞면에 경고 문구의 폰트 크기를 키우도록 하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음주운전을 예방하고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취지다. 늘 그렇듯 정부가 내놓는 규제의 명분은 선량하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을 가만히 뜯어보면,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행정편의주의와 시장 경제에 미칠 치명적인 부작용이 겹쳐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술병 라벨 디자인을 훼손한다고 해서 음주운전은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 규제는 엉뚱하게도 국내 중소 양조장의 생존을 위협하고 주류 시장의 다양성을 훼손할 것이다. 희석식 소주와 쏘맥으로 대변되는 폭음 중심의 회식 문화 대신, 최근 간신히 자리잡기 시작한 양질의 음주 소비 문화를 말살하면서, 대기업의 독점 체제만 강화하는 '역설적인 비극'을 낳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