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없는 복지’가 남긴 균열2012년 겨울, 박근혜 후보의 입에서 “증세 없는 복지”라는 문장이 흘러나왔다. 복지를 넓히되 세금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이 기묘한 공식이 등장한 순간, 보수정당은 성장과 책임이라는 오래된 간판을 내려놓고 표 계산이 새겨진 슬로건을 들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선거는 철학보다 마케팅이 우선했고 현재 국민의힘으로 이어진 보수정당의 선거슬로건은 한 줄로 귀결됐다.“그래서 민주당 뽑을거야?”철학이 빠진 자리는 공포가 채웠고 보수는 상대를 겁주며 스스로를 인질로 삼는 선거 전략을 체질화했다. 중도 타겟 좌클릭, 사라진 보수박정희·전두환 시절에 세워진 ‘경제 성장·안보·질서’라는 기둥은 시간이 흐르며 색이 바랬지만 2012년 이후엔 기둥 자체가 사라졌다. “중도 확장”이라는 기름칠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