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

6·3 지선이 남긴 본질: 망가진 시스템과 기득권 카르텔

hyunmook 2026. 6. 7.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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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참정권 유린의 현장과 기득권의 기회주의적 민낯

2026년 6·3 지방선거가 확정 지은 '12 대 4'라는 수치는 표면적인 장식에 불과하다. 이번 선거의 진짜 본질은 서울 잠실7동 제2투표소 등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라는 재앙에서 드러났다. 전체 선거인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9.27%의 용지만을 준비하여 주권자의 투표를 물리적으로 중단시킨 선관위의 행태는 단순한 행정 과실을 넘어 주권자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다.
 
내 소중한 한 표를 박탈당한 유권자들이 스스로 광장에 모여 자발적인 재선거 운동의 물결을 일으킨 것은 정당한 저항권 행사였다. 그러나 이 순수한 주권 운동은, 자신들의 이익과 기득권 수성 여부에 따라 정의의 기준을 바꾸는 제도권 권력층의 추악한 기회주의로 인해 오염되고 있다.
 

1. 국민이 차린 밥상에 기생하려는 웰빙 정치꾼들의 조기 퇴출

이번 사태에서 가장 먼저 목도된 비극은 평소 주권자의 권리를 위해 제대로 된 투쟁 한 번 하지 않던 야당(국민의힘) 일각의 파렴치한 무임승차 시도다. 야당 지도부 인사들은 시민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일궈낸 자발적 분노의 장에 냅다 숟가락을 얹었다. 이들이 확성기를 잡고 "내일은 청와대로 가자"며 판을 키운 목적은 주권 회복이 아니다. 국민의 순수한 에너지를 홀랑 가로채 당내 패권 싸움에서 자신들의 선명성을 과시하려는 야욕에 불과하다. 이 기생 정치의 본질은 결국 주권자의 정당한 권리 운동을 진영 논리로 찢어발기는 '국민 갈라치기'로 귀결된다.
 
하지만 잠실 현장에서 이들 정치꾼과 그라운드C 같은 선동가들이 유권자들에게 직격당해 쫓겨나고 배척당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은 자신들이 유린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만든 순수한 판에 기득권들이 지분 계산을 하며 무혈입성하는 꼴을 용납하지 않았다. 주권자들이 그들의 기생 본능을 간파하고 현장에서 직접 막은 셈이다.
 

2. 적당한 승리와 콩고물에 안주하는 '엔추파도스(Enchufados)'

야당 주류가 보여준 선택적 기억상실의 이면에는, 거대 양당 카르텔이 공유하는 지독한 공생 메커니즘이 자리 잡고 있다. 이 판의 핵심은 대통령 권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설계한 '적당한 승리'이다. 집권 세력은 전면적인 독식으로 인한 극단적 저항을 피하고자, 야당에게 서울시장직과 대구·경북 몰표라는 지극히 달콤한 '콩고물'을 내어주었다.
 
그리고 야당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엔추파도스'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들은 2등의 밥그릇에 즉각 안주하며 만족감을 표했다. 개표 초반, 자신들의 영토마저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을 때는 독일 베를린의 사례까지 끌어오며 "투표 공정성이 깨졌으니 무조건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울부짖던 자들이 서울시장직 수성으로 자신들의 생명줄이자 가장 확실한 전리품이 보장되자마자 귀신같이 입을 싹 씻었다.
 
잠실에서 주권자들이 선관위의 49.27% 행정 폭거에 맞서 참정권을 되찾겠다고 피눈물을 흘리며 사투를 벌이는 본질적 상황은 단 1mm도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엔추파도스들은 자신들의 몫을 챙기자마자 국민의 저항을 '철저한 진상규명과 처벌'이라는 사후 관료주의적 수사 뒤로 묻어버렸다. 이는 과거 일개 복지 정책(무상급식)을 두고 대권 잠룡으로서의 브랜딩을 위해 시장직을 던지는 무모한 '캐삭빵 도박'을 감행했던 과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과거에는 권력욕을 위해 직을 던지던 인물이, 이제는 권력이 허락한 '적당한 콩고물'을 빼앗길까 무서워 주권 유린이라는 대재앙 앞에서도 기득권의 성벽 뒤로 숨어 숨죽이고 있는 것이다.
 

3. 권력의 꼬리 자르기와 외교적 알리바이

시스템의 파산을 책임져야 할 여당 수장, 대통령의 행보 역시 지독하리만치 공학적인 리스크 헤징과 도피로 점철되어 있다. 국가 시스템의 정지 사태 앞에서도 현 정권은 "독립기구인 선관위가 책임질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헌법의 최종 수호자여야 할 권력이 참정권 유린이라는 사태를 단순한 하위 기관의 행정 과실로 치환하며 꼬리를 자른 것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타이밍이다. 국내에서 주권자들이 분노로 밤을 지새우는 파국이 한창인 와중에, 대통령은 오는 6월 9일부터 G7 정상회의 참석 등을 이유로 9박 10일간의 유럽 순방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국내의 진흙탕 싸움을 선관위 탓으로 돌려놓고, 고결한 국가 원수의 외교 일정 뒤로 숨어버리는 완벽한 '알리바이'의 완성이다. 권력의 정점에서 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할 자가 기득권만 챙긴 채 해외로 도망치는 꼴이다.
 

4. 카르텔의 완성: 동조하는 삼권과 언론

이 추악한 독과점 매대가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는 배경에는 무너진 삼권과 이를 방조하는 언론, 그리고 사회적 하부 구조의 태업이 존재한다.
 
언론의 야비한 언어 가스라이팅
기성 언론들은 이 거대한 헌법적 비상사태를 대하면서 '국민'이나 '시민'이라는 정당한 표현 대신 '시위대' 혹은 '음모론자'라는 멸칭을 조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단어 하나로 광장의 국민들을 시스템을 방해하는 음모론자 프레임에 가둬버림으로써 선관위와 기득권의 범죄를 교묘하게 가려주는 것이다. 이들에게 국민의 분노는 본질을 파헤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위한 휘발성 소모품에 불과하다.
 
행정은 부실했고, 사법은 동조했으며, 입법과 언론, 그리고 이념적 양극화의 전초기지가 된 교육계와 자신들의 지분 계산기만 두들기는 노동계는 이 기득권 생태계를 공고히 지탱하는 연장통으로 전락했다. 이들은 다 같이 한 통속이 되어 침묵으로 넘어갔다.

 

결론:  대한민국 파산 선고

결국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는 가치 수호라는 공동의 목표를 상실한 채, 기득권 집단들이 설계한 정교한 '내쉬 균형' 속에서 서서히 고사하고 있다. 불리할 땐 재선거를 외치다 영토를 얻자마자 입을 닫아버리는 야당, 행정 폭거를 저지른 채 알리바이를 찾아 떠나는 여당, 그리고 주권자를 음모론자, 시위대로 깎아내리며 트래픽 장사를 하는 언론까지.
 
상대를 향한 증오에 눈이 멀어 플레이어들이 설계한 통제의 시나리오 속에서 국민들만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비극을 끝내기 위해서는, 이제 이 독과점 불량품 카르텔 전체에 주권자의 이름으로 엄중한 파산 선고를 내려야 할 때다.
 
나는 내일 잠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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